게르드 브란튼베르그 [이갈리아의 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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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시적이었던 차별의 문제를 유쾌한 미러링으로 가시화하고 사회에 경종을 울린 상징적인 책. 이 책은 그저 출판되었다는 사실과 함께 그 독특한 설정을 사회에 전파시키는 것만으로 담론을 형성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다만 그게 전부라는 것이 이 책의 한계다. 문학성은 배제되고 오로지 프로퍼간다로서의 텍스트만 나열되어 있다. 문학을 사상의 시녀로 부리는 태도는 문학에 대한 모욕으로 비칠 수 있다. 난 이 책을 충분히 모욕적으로 느꼈다. 설정만 알아도 이미 책의 내용을 다 알았다고 할 수 있을만큼 서정적, 서사적 컨텐츠가 빈약하다. 라이트 노벨급으로 가볍고 유치한 문장력도 주목할 만하다. 문학사보다는 사상과 운동사에서 언급되어야 하는 작품이다. 예술을 프로퍼간다적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공산주의식 전략에는 정말이지 진저리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