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구조화된 공백이다

2018.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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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함축성이란 정보의 결여를 의미한다. 시어들은 느슨하게 결합하여 사이사이 무수한 공백을 남겨놓는다. 이 공백은 정보의 빈틈이다. 시짓기를 통해 시인은 공백을 설계한다. 시어들의 배치는 곧 공백의 배치다. 시를 읽는다는 것은 섬세하게 배치된 이 공백들을 채워 넣는 작업이다. 그러므로 시 읽기는 이해의 과정이 아닌 해석의 과정이다. 이 빈자리에는 무엇이 채워지는가? 읽는이가 살아낸 삶의 장면들이다. 시가 제시하는 공백의 구조를 주형으로 삼아 읽는이의 심상들이 형태를 얻는다. 그렇다면 시가 요구하는 것은 하나의 삶이 일구어낸 하나의 구체적인 역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