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병

2020.05.24-2020.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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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7평

  밤새 그리운 꿈을 보았다. 그립고도 두려운 풍경. 내 자아의 한계선을 그어놓은 것만 같았던 7평짜리 직육면체의 공간. 그래도 그 도시에서 7평이면 넓은 편이었다. 낯선 열대야에 눈이 감기지 않을 때면 옥상의 공기를 한 번 두 번 심호흡하곤 했다. … Continue reading

현실, 판타지, 하이퍼리얼

2020.06.07 정리하지 않은 메모

타인의 현실보다 자신의 망상이 더 소중한 것이 인간이다.

식당에서 “맛있는 녀석들”이라는 티비 예능 프로그램을 틀어놓았다. 난 저녁식사를 하는 내내 그 프로가 너무 거슬렸는데, 왜 그런지 생각해봤다.

현대 사회는 매체의 권력이 너무나 지배적이다. 라디오든 텔레비전이든 유튜브든, 불특정 … Continue reading

나는 노래했다

2020.04.16-2020.04.19

#에세이 #수필 #노래 #울음 #울음소리 #언어 #언어의 한계 #항변 #고통 #자해

노래는 인간의 울음소리였다.

  태초에 인간은 신의 언어를 흉내내고자 하였다. 진리를 재현하는 언어, 영혼의 생김새마저 묘사할 수 있는 언어였다. 하지만 불완전한 인간은 신의 언어에 도달할 수 없었고, 조악한 모방에서 … Continue reading

부산 해운대 [나가하마 만게츠]

2020.02.24-2020.02.28

#푸드에세이 #음식 #기행문 #리뷰 #부산 #해운대 #해리단길 #맛집 #데이트 #우1동 #젠트리피케이션 #후쿠오카 #하카타 #나가하마만게츠 #일본식 #라멘 #톤코츠라멘 #키오스크 #무인주문기 #스프라멘 #야끼라멘 #하네츠키교자 #차슈 #아지타마 #크림치즈 #추억 #노스탤지어

방문: 2020.02.11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1동. 다시 이 땅을 밟았다. 낯 익은 듯 … Continue reading

권력과 말과 혀와 키스

2020.02.17-2020.02.23

#수필 #에세이 #비평 #삶 #권력 #말 #혀 #키스 #훈련소 #입대 #입소식 #법 #위력 #민머리 #언어 #사람 #고깃덩어리 #규율 #신체 #약속 #미래 #벤츠 #테슬라 #세속적 #어른 #현실 #혀 #에로스 #육체 #정신 #연애 #낭만 #로맨스 #몸 #비포선라이즈 #야망 #예견 #선언 #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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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배

2020.01.31

  잔이 비어버리는 게 두려워 나는 계속 웃음을 채웠다. 그러자 나는 웃음이 두려워졌다. 우리가 들고 있는 이 축배가 우리에게는 독일까? 너의 진실된 울음을 보는 것이 두려워 공허한 웃음을 채워넣었으니. 울음이 익숙한 너에게 내 어색한 웃음을 삼키게 하고 있으니. 잔이 다시 … Continue reading

결말

19.11.23 – 19.11.24

너의 말은 그 격정적인 의미를 숨기려는 듯 건조하게 울려퍼졌다. 이미 예견된 결말이었지만, 그것이 소리로서 형체를 갖추는 그 순간만큼은 결말을 부정하려는 듯, 섬뜩하고, 무겁고, 슬픈 침묵들이 섞여 있었다. 이 덧없는 환상이 아쉬워 결말을 뒤로 미루어 버린다면, 우리에게 남을 … Continue reading

실어증

19.10.06-19.10.16

나는 고장난 레코드 기계처럼 부분부분 끊어진 구절들을 반복해서 뱉어냈다. 그러고는 힘겹게 더듬으며 내뱉은 말들을 이내 주워담곤 했다. 청자를 잃은 언어를 구사하는 일은 아무래도 백해무익했다. 아니 애초에 말을 건넬 상대도, 말로 건네고 싶은 삶의 내용도 내겐 허용된 적이 없었다. 결합이 … Continue reading

백지

2019.9.18

나는 언제나 까다로운 백지였다. 흑연으로 꾹꾹 눌러 새긴 문장들은 하룻밤을 견디지 못하고 휘발하곤 했다. 연필을 꺼내 든 사람들은 내 입 모양을 따라 몇 글자 끄적이더니 이내 흥미를 잃고 떠나갔더랬다. 나는 그들의 선곡표를, 그들의 일기를, 그들의 대사를 내 안에 받아 … Continue reading

내가 나를 빚지고 있는 ‘너’들에게

2019.9.10 <희랍어 시간>을 읽다가

새까만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방 안에서 서로 그 동안 썼던 일기를 교환했던 밤. 우리는 서로의 죽음을 서로에게 고백하지 못한 긴 공백의 시간을 함께 더듬었지. 우리는 캄캄한 밤하늘의 색보다도 어두운 수평선 너머로 시선을 옮겼고, 서걱이는 모래 소리와 … Continue reading